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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가 승인으로 탄생한 성직자

by 아이바오이뻐이뻐 2024. 10. 30.

중국정부와 가톨릭 공동승인 임명 / 경향신문

종교 지도자를 국가가 임명한다?

시대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다.

종교는 본래 정치와 분리되어야 한다

이제는 국가의 승인 없이 종교 지도자가 탄생할 수 없게 되었다

놀라운 일이다

 

최근 교황청과 중국이 주교 임명에 대한 합의를 연장했다

황당한 상황이 현실이 되었다

더 놀라운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상황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

그는 교회의 독립성을 지키기보다 정치적 타협에 동의하며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.

 

교황청은 중국과 "존중과 대화"를 통해 협력하겠다고 한다

여기서 말하는 존중이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

수십 년 동안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숨어서 신앙을 지켜온

지하 교회 신자들에게는 이 합의가 기만처럼 느껴질뿐이다

그들은 목숨을 걸고 독립적인 신앙을 지켜왔다

이제는 정부의 승인을 받은 주교 아래 신앙 생활을 해야 한다

이것이 진정한 종교적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?

 

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상황을 묵인한다

교회의 독립성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.

더 황당한 것은, 이번 협력이 사실상 가톨릭 교회가

중국 정부의 요구에 굴복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.

주교 임명이라는 중요한 종교적 결정이

더 이상 교회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,

국가의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.

교황청도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주교를 임명할 수 없는 이 상황

교회의 독립성은 말뿐인 것이 되어버렸다.

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문제에 대해

분명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더욱 실망스럽다.

 

이런 사례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.

사우디아라비아이란 같은 이슬람 국가들에서도

종교 지도자가 곧 국가의 지도자로 군림한다.

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왕이 종교적 권위를 함께 가진다

이슬람 교리가 법의 기초가 된다​.

이란에서는 최고 지도자가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정치적 결정을 주도한다

국가의 모든 중요한 결정은 종교적 지도자에 의해 결정된다​.

이러한 나라들에서는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는다

종교적 자유보다는 국가의 요구가 우선시다.

 

결국, 이번 합의를 통해 드러난 것은

종교가 정치적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현실이다.

종교는 신앙과 도덕을 가르치는 역할을 해야 한다

하지만, 중국 정부와의 이번 합의를 보면

종교가 정치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다.

 

신앙의 자유는 중국 정부의 승인에 달려 있고,

주교의 임명도 더 이상 교회의 독립적인 결정이 아니라

국가의 통제를 받게 된다.

 

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며

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은

신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다.

이쯤 되면, "종교 지도자를 나라에서 임명한다"는 말이 현실이 되어버렸다.

정치적 타협 속에서 종교의 본질이 왜곡된다

신자들은 그 결과를 감내해야만 한다.

 

이 상황에서 과연 종교의 독립성은 어디로 가는가

신앙의 자유는 무엇을 의미하는가

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.